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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인구 3,600명의 마을이 자신의 가치를 뒤바꾸는 이야기

  • 2023.03.16
  • By 글로벌팀

 

「95세의 할머니가 그린 일상」

인구 3,600명의 일상을 표현한 잡지

시코쿠의 중간쯤, 고치현 북부의 산악에 위치하는 도사초. ‘시코쿠의 물동이'라 불리는 사메우라 댐이 유명하며 아름다운 숲과 물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이 인구 3,600명의 작은 마을에는 2017년부터 발행된 잡지 ‘도사초모노가타리 ZINE’이 있습니다.

 

’도사초모노가타리'의 창간호는, 시모다 마사카츠(下田昌克)씨가 그린 주민의 캐리컬처 수십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잡지의 구성도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생활에 초점을 맞춰져 있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잡지 구성과는 달리 추천 음식점이나 장소 등을 소개하는 가이드 식의 내용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주민을 위한 유용한 정보가 제공되는 생활 정보지의 느낌도 아닙니다.

 

과연 이 잡지가 주민을 위한 걸까? 아니면 외부인을 위한 걸까?

도사초에 거주 중이고 ‘도사초모노가타리’를 편집·제작하는

사진가 이시카와 타쿠야(石川拓也)씨와 편집자 토리야마 유리코(鳥山百合子)씨에게

잡지 제작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습니다. 

 

 

인구 3,600명의 마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도사초모노가타리」는 고치현 도사군 도사초가 발행하는 전자 잡지와 종이 잡지로 발간 됩니다.

전자 잡지의 ‘도사초모노가타리’는 수시로 업데이트되지만

종이 잡지인 ‘도사초모노가타리 ZINE’은 비정기로 발간되는데

발간 직후에 전국의 서점에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신간 이후의 구간 잡지는 유료로 판매 중입니다.

 

 

토리야마 씨는 마을 어머니들의 요리 레시피를 가르침 그대로의 어투로 “어머니의 부엌” 챕터에 기고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시카와 씨가 마을 주민들의 포트레이트를 담아 “4001 프로젝트(4001은 프로젝트 개시 시점의 마을 인구)"를 싣고

95세의 할머니는 일상의 기록을 칠하는 것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잡지의 내용은 마을의 일상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시카와씨는 “표면적인 정보는 세상에 흘러넘치고 있고 한 번 보여지고 나면 그 역할은 끝이 납니다.

매체를 통해 마음 깊숙한 곳에 닿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자면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고 하는 다소 깊은 테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도쿄에서 예능이나 광고 미디어 업계의 "일선"에서 활동했던 이시카와 씨. 

쉴 새 없이 바쁜 스케줄이나 급변하는 업계의 변화에 대해서

“언제부턴가 누구를 위해 그리고 무엇을 위해 촬영하는지 모르게 되어버렸는데

내 모습이 마치 방향을 잃고, 해류에 따라서 흘러가는 배와 같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해 봅니다. 

 

진짜 온 마음을 다해 촬영하고 싶은 것이 있고, 잃어버린 감각과 느낌을 되찾을 수 있는 장소를 찾다 보니 도착한 곳이 도사초였습니다.

마을로 이주한 뒤 동사무소에서 일하던 중, 「관계 인구나 이주자를 늘리고는 싶지만, 마을에 대한 외부인의 인지도가 없다」라고 하는 상담을 종종 받았습니다.

마을의 공식 사이트는 이미 있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는 마을의 매력을 충분히 알리기에 부족하고, 가장 중요한 스토리텔링이 빠져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생각을 그대로 이어서 이시카와 씨와 토리야마 씨가 시작한 것이 잡지 ‘도사초모노가타리’입니다.

이듬해에는 종이 잡지의 창간도 이어졌습니다. 

 

"당시에는 이 곳 생활에 관련된 다양한 지혜를 마을의 웃어른에게 듣고 이해한 내용을

토리야마 씨가 문장으로 표현하고, 제가 사진으로 남긴다는 것을 라이프 워크로서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깨달은 것은 이 마을의 사람들은 계절의 순환에 맞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자연과 사람은 대등하고, 상호 교환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 아래 이렇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굉장히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즉 ‘사람들이 도시에 살며 잃어버리게 된 그 무엇인가를 이 마을의 사람은 노력을 통해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보고 느껴지는 것을 도시민에게 전해 가자’라는 것이 우리 매체의 지침이 되었습니다.”

 

 

종이 잡지의 신간이 나오면 도사초 마을의 전 세대에게 무료로 배포됩니다.

또한 전국 약 120곳의 서점과 미술관, 카페 등에도 무료로 배포됩니다.

전국적으로 배포되고 있지만, ‘특정 타겟 층은 없다’라고 하는 이시카와씨.

그리고, 가장 조심하는 부분은 ‘마을의 좋은 면을 포커스하여, 과대 포장을 하지 않기’입니다.

 

"거짓된 모습까지 잘 보여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고,

사진 한 장을 찍더라도 '이게 우리 마을이구나'라는 마을 사람의 말 한마디가 최고의 칭찬이며,

그게 결과적으로 외부에 마을을 알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도사초에 대해 모르고 있어도 도사초의 모습에 매료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작은 마을이지만 개개인의 에피소드 속에 인간으로서 중요한 것이 흩어져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독자는 거기에 자신을 대입하고 공감하는 것입니다.

 

 

3m의 감 간식

 

 

2017년에 종이 잡지의 창간은 시모다 마사카츠 씨가 마을에 머무르며 그림을 그린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시카와 씨는 지인인 시모다 씨에게 마을 사람들의 캐리컬처를 그리는 것을 권유했습니다.

시모다 씨는 도사초에 1주일 정도 지내며, 여기저기에서 마을 사람들을 풍자한 그림을

그리거나 보육원이나 초등학교에서는 큰 종이에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 후 완성된 그림은 폐교 된 초등학교에서 전시회를 진행했습니다.

시모다씨가 마을에 전해 준 50여장의 그림을 정리하여 잡지「도사초 모노가타리 ZINE」이 창간되었습니다. 

 

시모다씨는 사람의 본질을 포착한 캐리컬처를 그려가며 어떤 사람이든 쉽게 친해지는 타입입니다.

그렇게 캐리컬쳐 작업이 진행된 결과, 이시카와씨의 예상대로 시모다씨는 ‘만나는 모든 사람과 친해져 버렸다’고 했습니다.

또, 이시카와씨의 말을 빌리면 도사초 사람들은 ‘거대한 가족같다’고 합니다.

도사초 주민들은 서로 아는 사람들 뿐이기에 캐리컬쳐를 통해 주민들이 소문을 퍼트리게 되었고,

어느 순간 시모다씨가 그림을 제작한 것이 마을에서 가장 핫한 화제가 되어 있었습니다.

 

 

전시회 첫날 시모다 씨가 초상화를 그려준 마을 주민 아저씨가 경트럭을 타고 “여기 간식이요”라고

건네 준 것이 감이 엄청 많이 붙어있는 3m 정도의 감나무 가지였습니다.

시모다 씨도 “지금까지 이런 거대한 간식은 받아 본 적 없어요!”라고 놀라워 했습니다.

이것처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풍요로움은 어디에 살고 있든 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이 마음에 큰 파장을 줍니다. 그것을 확신한 사건이었습니다.

 

 

마을 주민의 가치를 뒤바꾸다

 

매체에는 마을의 정보를 알리는 것에 덧붙여 또 하나의 다른 역할이 있다는 것이 편집부의 생각입니다.

2011년에 이주한 이래, 마을 어른들의 생활이나 사고방식을 글로 남기고 있는 토리야마 씨는 말합니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지만 맨손으로 짚을 엮고 끈을 만들어서 감을 말리거나,

주변의 존재하는 일상적인 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궁리를 합니다. 또 계절에 따라 씨를 뿌리고, 부지런히 흙을 경작하여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는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단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 많이 있고, 그렇게 느낀 것을 그대로 전합니다.

이런 생활의 가치를 모두에게 널리 알리게 되면 주민들은 마을을

더 소중하게 느끼게 되고 ‘당신의 생활에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전달 할 수 있습니다.”

 

" ‘어째서 이런 아무것도 없는 마을에 왔느냐,이런 옛날 요리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지요?’라고 마을 사람들이 제게 자주 말하는데,

우리의 마음속에는 ‘이곳엔 삶의 중요한, 소중한 것들 전부가 있습니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매체를 만드는 것은 마을 사람들의 가치를 뒤바꾸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사람의 얽힘에 대한 표현

 

매체를 통해 마을 주민들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매체에서 마을 사람들이 주역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도사초노모노가타리'에서 표현되는 것은 편집부와 사람들의 관계성 그 자체입니다. 

도사초에는 마을의 장애인 지원 시설과의 연계로부터 기인한 사업도 있습니다. 

편집부에서는 5년 전부터 비단으로 인쇄한 「도사초 오리지널 폴로 셔츠」의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매년 초봄에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하면 마을 사람들이 주문을 하는 기획 사업입니다.

이 인쇄 작업을 도사초의 장애인 지원 시설 「도토리」에 부탁하고 있습니다. 

 

 

또 오토요초의 장애인 지원 시설 「퍼스트」에는 사슴 뿔로 만든 부적의 제작을 의뢰하고 있습니다.

사슴 뿔은 전국 시대에 무장이 항시 몸에 지니는 등 예로부터 길조의 상징으로써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도 고치현에서는 수난을 막기 위해 사슴의 뿔로 만든 부적을 몸에 지니고 있는 어부가 많다고 합니다.

도사초에서는 이 부적을 편집부에서 유료 뽑기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은 일반적으로 장애인 지원 사업이라고 합니다만 ‘지원’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없다면 우리의 사업은 성립이 되지 않을 것이고, 그들 중에 시행착오를 겪고 기술과 경험을 쌓아 스스로가 장인이 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반적인 급여를 동등하게 지불하고 일을 ‘의뢰’하고 있습니다”

 

‘마을의 사람이 주역’의 소식통은 지역의 자부심이 될 뿐만 아니라, 먼 곳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도 울림을 자아냅니다.

사람간의 연결고리가 희미해지고 있는 지금 많은 사람이 염원하는 것이 도사초 마을에 있습니다.

 

Photo: 이시카와 타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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