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 집어서 하는 기부, 지정기부! 세번째 한국편입니다.

지난 편에서는 마을의 역사적 건물 보존을 위해 고향세를 활용한 일본 사례를 살펴보았는데요. 이와 유사한 우리나라의 광주광역시 동구에 오래된 극장을 지키기 위해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를 진행한 사례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핵심 요약!
1️⃣ 우리나라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을 지키기 위한 광주 동구 지정기부 사례
2️⃣구체적인 기부금 사용처를 제시해 기부자 신뢰 확보
3️⃣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잠재적 기부자의 관심 유도와 공감대 확산
4️⃣ 광주 동구-광주극장-민간 플랫폼으로 이루어진 협업구조 핵심

목차
광주광역시 동구를 아시나요?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을 지켜내다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광주광역시 동구를 아시나요?

▲ (왼)비엔날레 광장 공공디자인 페스티벌 (오)국립아시아문화전당 (©(왼)공공디자인 페스티벌2022 (오)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는 약 141만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광역시로 5개 하위 행정 구역(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빛고을'이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진 광주는 5.18 민주화 운동의 발상지로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곳이죠. 광주 비엔날레와 같은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기도 해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다양한 문화행사와 예술 축제가 열리는 활기찬 도시입니다.

광주 동구는 구 전라남도청과 구 광주시청이 자리했던 곳입니다. 5.18 민주화 운동의 중심 금남로와 충장로가 있으며, 구 전남도청과 전남도의회가 있던 자리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있죠. 이처럼 동구는 광주의 심장이자 문화예술의 중심지로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 광주극장을 지켜내다

▲ 광주극장 외관 및 내부 상영관

여러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스크린이 1개인 극장)​이 어디에 있는지 아시나요? 바로 광주 동구랍니다☺️

광주극장은 1935년 10월 1일 일제강점기에 개관해 지금까지 약 9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탄압과 차별로 암울했던 시기, 조선인에 의해 설립.운영되었던 호남 최초의 극장인 광주극장은 영화 상영 의외에도 공연예술 무대, 강연이나 야학을 위한 집회공간, 교육 계몽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되었습니다.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 민족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상징이었습니다. 오늘날 광주극장은 예술영화전용관이라는 어려운 길을 선택해 독립.예술영화를 대중에게 알리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 (왼)1935 광주극장 전면 (오)1968 광주극장 재축 모습

이렇게 지난 90여년의 세월 동안 우리 곁에서 다양한 역할을 해온 광주극장이 재정난을 맞닥뜨렸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광주광역시의 사업 보조금, 광주극장 후원회원의 후원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경영상태가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이 소식을 접한 광주 동구청은 위기브와 함께 고향사랑기부제 지정기부 모금함을 열어 광주극장을 지키기로 결심했습니다.
 

▲ 광주극장 지정기부 페이지와 응원의 글

그리하여 광주 동구청은 작년 7월부터 연말까지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라는 제목의 모금함을 열고 5천 2백만원을 목표로 모금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는 목표 금액을 넘어 약 8천 4백만원(162%)의 기부금을 모금하는 큰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총 169일 동안 633명의 기부자가 광주극장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기부를 한 것이죠. 이렇게 모금된 돈은 광주극장 시설을 보존하고 개선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입니다.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위와 같이 성공적인 모금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①구체적인 기부금 사용처를 제시해 기부자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고, ②광주극장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기부자의 공감대가 확장되는데 기여했습니다. ③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광주동구와 광주극장 그리고 민간 플랫폼의 협업 구조였습니다.
 

▲ 광주극장 지정기부 사용 계획

위기브에서는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 광주극장의 시설개선을 총 3단계로 나눈 모금이라는 것을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년에 모금한 돈 중 목표 이상의 돈이 어떻게 쓰일 것인지, 이후 어떤 과정이 남아있는지 볼 수 있어 광주극장의 미래를 함께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기빙코리아에서 2022년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사람들이 기부하는 이유로 2017년도 이후부터 '사회적 책임감'이 꾸준히 1위(30%)를 차지해왔다고 합니다. 사회적 책임감은 곧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는 만큼, 예술적, 역사적 가치를 지닌 광주극장의 존폐 위기를 다루는 콘텐츠는 잠재적 기부자의 관심을 끌고 모금으로 이어지는데 기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광주 동구가 이처럼 지정기부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튼튼한 민관 협력구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광주 동구는 자체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지역 이슈를 찾았고, 위기브는 현재 고향사랑 e음 시스템 상에서 구현이 어려운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지정기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광주극장 관계자는 지정기부 상세페이지와 관련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소스를 제공했습니다.
 

▲ 민관 협업을 통해 생산된 광주극장 관련 콘텐츠

이처럼 3박자 중 어느 한 주제도 지정기부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다면 원활한 진행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제 광주 동구에게 있어 남은 과제는 현재 진행중인 기금사업의 진행 현황을 기부자에게 지속적으로 알려 이들이 계속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광주극장 개선을 위한 다음 모금 프로젝트와도 연결될 것이니까요!

일본은 크라우드 펀딩 방식 지정기부 활용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그 사례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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