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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고향사랑기부제로 어떤 생활인구를 만들고 싶나요?

  • 2024.11.22
  • By 콘텐츠팀

일본에서 찾는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생활인구'라는 용어는 요즘 지역 살리기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용어이다. 2018년부터 등장했지만, 2023년 초 '인구감소 지역 지원 특별법'에 명문화되어 주목도가 높아졌다. 생활인구는 정주인구(주민등록인구+외국인 등록 인구)와 체류 인구(월 1회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지역에 머문 사람)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기존의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뿐만 아니라 지역에 주소는 두고 있지 않지만, 그 지역을 생활권으로 해서 자주 오가는 인구와 관광으로 유입된 인구 모두를 포괄하는 것이다. 2024년 1분기의 경우, 등록 인구에 비해 생활인구가 4배가 많다는 통계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 2024년 1분기 생활인구 산정 결과 (ⓒ통계청 블로그)


일본에서는 유사한 용어로 2017년부터 사용된 '관계인구'가 있다. 일본 야마나시 현이 해당 지역주민은 아니지만, 이 지역을 지지하고, '경제적 공헌'이 높으며, 지역에 애착과 귀속의식이 있는 사람을 '관계인구'로 정의하며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용어를 일본 총무성에서 2018년부터 '관계인구 창출, 확대'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일본 전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다양한 패턴의 관계인구가 존재한다. 워케이션이나 출장 등 일로 연결되거나, 관광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또 고향납세를 통해 지역과 연결되는 관계인구도 있고, 단기간의 지역 체류나 중장기 이주 체험을 통해 관계인구가 되기도 한다.
 


▲ 일본 관계인구 개념도  (ⓒ희망제작소 홈페이지)


2021년 11월, 인구 3000명의 홋카이도 앗사부정을 필두로 시작된 '보육원 유학' 프로젝트는 내각부의 '(아이를) 잠시 맡아주는 사업'을 활용하여 지역의 정식 인가를 받은 보육원과 어린이집의 공식 제휴를 통해 시행되는 프로젝트이다. 지역 외에서 1주일에서 3달(지역마다 다름) 가량 머무는 자녀 동반의 가족이 해당 지역에 방문할 때, 지역 보육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지역 학생들과 동일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개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당연히 가족 전체가 머무를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원거리 근무가 가능한 환경도 갖추어져 있고, 원한다면 부모가 지역에서 단기간 일할 수 있는 일자리도 연계해 준다. 지역마다 머무를 수 있는 기간이나, 연령 제한 등이 있고, 해당 기간만큼의 교육비도 각 시설에서 지정하는 만큼 납부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는 이 비용을 고향납세를 통해 선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다양한 자연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는 보육원 유학 (ⓒ일본 ‘보육원유학’ 공식 홈페이지)


이 프로젝트는 서비스 개시 2년 반 만에 현재 40개 지자체로 확대 시행되고 있으며, 2024년 6월 기준 이용자 수는 3500명에 달한다. (전년 대비 5배 증가) 숙박일 수 누계는 3만 5000박으로 대략 한 명당 10일 정도로 머무르는 셈이다.

주 이용자층은 30~40대의 미취학 아동을 자녀로 둔 부모로, 90% 이상이 도시 참여자이며, 이 중 30%가 도쿄를 비롯한 관동지방의 수도권 거주자로 나타났다.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지역 농촌유학이 가지고 있던 부담감(1학기, 6개월 이상 체류)은 덜어주고, 지역에서 풍부한 자원을 향유하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그대로 살렸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 참여자의 99%가 재참여를 희망했고, 1년에 같은 지역에 3회 이상 방문하는 가족들도 생겼다.

가장 처음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홋카이도 앗사부정의 경우, 매년 상시적으로 4~8가족이 체류하며 실질적으로 장기 체류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효과가 나고 있다. 이를 통해 연간 추계 3300만 엔의 지역 경제 유발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해당 가족들이 머무르며 지출하는 숙박비, 교육비, 렌터카 요금, 식비, 레저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된 것이다.
 


▲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정 고향납세 주주제도 (ⓒ라쿠텐 고향납세 히가시카와정 페이지)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정도 고향납세를 활용하여 관계인구에서 정주인구를 만든 사례로 이미 유명
하다. 인구 약 8,500명 중 이주자가 50%에 달하는 이 마을은 고향납세 제도를 통해 지자체에 기부한 사람들을 '주주'라고 부른다.

 

마을을 응원하는 주주들에게는 지역 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할 뿐 아니라, 1만엔 이상 기부자에게는 2박 무료 숙박권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저렴한 가격으로 숙박시설을 이용하거나, 지역화폐처럼 포인트를 통해 우대 혜택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기부자가 실제 마을에 찾아오도록 만들고 있다.
 


▲ 지역화폐(HUC포인트제도)와 연계하여 사용 가능한 히가시카와정 주주증 (ⓒ히가시카와정 홈페이지)


또 매년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기부자가 마을의 현안을 직접 듣고 의견을 낼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 있다. 주주들은 마을의 중요한 사업들에 투자하며 이 마을이 더욱 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한다. 현재 지정 기부가 가능한 사업은 13가지로,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1985년부터 이어져 온 '사진의 마을' 추진 사업이다.

 

전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진 콘테스트인 '사진 고시엔'을 통해 전국의 고등학생들이 히가시카와정과 관계인구가 되어 왔다. 그 고등학생이 성장하여 마을에 이주한 경우도 있는데, 그 활동을 응원하며 이주를 결심한 사람과 서로 이웃이 되어 만나는 모습은 히가시카와정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 ENSEMBLE의 다양한 취미클럽을 운영하는 사람들 (ⓒENSEMBLE 홈페이지)


최근에는 Ensemble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히가시카와정에 사는 다양한 이주자들과 취미생활을 교류하며 관계인구를 만드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히가시카와정의 아름다운 자연에서 함께 사진을 찍거나, 정원 가꾸기나 지역 산업인 목공예를 활용한 인테리어를 하거나, 공유 공간의 히가시카와 스타일을 채우기 위한 워크숍(공간 내에서 재생될 음악을 함께 작곡), 천연 염색이나 와인과 관련된 클럽활동이 온·오프라인에서 수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취미를 통해 히가시카와정에 흥미가 점차 깊어지고, 지역 주민과의 유대감도 깊어지게 되어 단기 체류, 중장기 체류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도 한다.

일본 지자체가 다양한 관계인구 사업을 진행하지만, 잘 되는 지자체도 잘 안되는 지자체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성공 사례들은 모두 지역주민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향을 잘 설계하여 지역에도 보탬이 되고, 방문한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 완주사랑군민증 (ⓒ완주군청 공식 블로그)


한국에서도 증평군, 해남군, 완주군 등 고향사랑기부제를 지역군민증과 연계한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사례들이 지역에 보탬이 되는 '생활인구'를 만드는 좋은 사례들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기부가 한차례로 끝나지 않고, 지역 방문을 통한 애착 강화, 재기부로 이어지도록 설계하기 위해서는 '혜택'도 중요하지만, 기부의 공감대를 이어갈 방안이 필요하다.

민간플랫폼 위기브(WEGIVE)는 오픈 초기부터 기부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지정기부를 통해 모금을 진행했다. 현재 행정안전부가 공모를 통해 민간플랫폼을 개방함에 따라 올해 말 재오픈을 앞두고 일시 중단된 상황에서도 기부자들에게 프로젝트 소식을 계속해서 전하고 있다.

 

이러한 꾸준함과 투명성이 기부자에게 감동을 주고 지역을 응원하며 계속 기부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앞으로의 고향사랑기부가 기부자의 응원을 통해 지역이 더 살기 좋게 변화하고, 그 지역의 생활인구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 잡는 데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출처: 데일리안
날짜: 2024.11.08

▶기사 전문보기: 고향사랑기부제로 어떤 생활인구를 만들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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