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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 매거진

[인터뷰] 광주극장에서 가장 영화를 많이 본 관객, 신조준한님 #2

  • 2023.12.20
  • By 에디터 상아

 광주극장을 사랑하는 관객 인터뷰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에는 100년 가까이 하루도 빠짐없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광주극장이 있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 꿋꿋이 견뎌준 광주극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응원하고 애정하는 관객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광주극장에서 100편의 영화를 관람한 신조준한님의 두 번째 이야기 지금 바로 시작할게요!

 

* 고향사랑기부제란?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외의 지자체에 기부하면 세액공제와 함께 답례품 (기부액 30% 상당)을 받을 수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 제도입니다. 답례품으로는 지역특산품, 지역상품권, 지역관광과 연계된 체험형 관광상품 등이 제공됩니다.

 



▲신조준한님 ©위기브

 

Q :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 중이신데, 평상시 수업에 영화 혹은 영상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시나요?

시청각을 통한 압도적인 몰입감과 서사를 품은 호소력 덕분에 수업에서 영상자료를 자주 활용합니다. 가령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공포를 직접 설명하기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2017)를 통해 피해자의 시점에서 서술된 이야기를 공유할 때 학생들이 훨씬 다양한 감상을 토로하거든요. 같은 방식으로 체벌과 성적 지상주의의 폐해는 <4등>(2015), 따돌림과 학교폭력의 문제는 <우리들>(2015)을 활용하면 학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Q : 100편 달성 기념 상영작으로는 히치콕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뽑아주셨는데, 이 작품을 선정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광주극장의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는 크나큰 영광을 얻었기 때문에 나름의 기준을 세워 신중히 결정하였는데요. 첫 번째 기준은 광주극장이 시대를 초월한 문화재 같은 곳이니 선정할 작품도 ‘시대의 흐름에 바래지 않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걸작일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가급적 ‘광주극장에서 상영된 적이 없는 작품일 것’, 세 번째는 ‘누가 봐도 재밌을 만한 원초적인 오락성을 지닐 것’이었습니다. 제 나름의 기준을 통과한 세 작품이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 <샤레이드>(1963), <뜨거운 것이 좋아>(1959)인데, 막상 가장 염원하던 작품이 선정되고 보니 나머지 두 작품이 못내 눈에 밟히기도 합니다. 특히 <샤레이드>는 <사랑은 비를 타고>(1952)의 ‘스탠리 도넌’이 연출한 또 다른 걸작인데, 못 보신 분들이 많아 이참에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광주극장 상영관 ©위기브

 

Q : 오랜 광주극장의 단골로서 광주극장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무언가를 바라는 마음은 광주극장 앞에서 사족처럼 느껴집니다. 이보다 더 오래 존립할 수 없고 이보다 더 다채로울 수 없는데 무얼 더 바랄까요. 좋은 영화, 좋은 사람, 그리고 환대가 공존하는 공간이 다음 세대까지 온전히 이어지길 바랄 뿐입니다.

한편, 광주극장이 ‘한결같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 행해지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가늠해 봅니다. 같은 위치를 유지하려면 전보다 곱절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쯤은 아는 나이가 되었기에, 이제는 빼어난 것이 대단해 보이기보다 오래가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광주극장이 90년에 이르는 관성에 굴하지 않고 여전히 정진하고 개선되는 부분이 있다는 건 그만큼 직원분들의 노고가 상당하기 때문이겠지요. 그저 직원분들이 쾌적한 노동 여건에서 적게 일하고 많이 버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광주극장 입구와 손간판 전경 ©위기브

 

Q : 현재 광주동구는 고향사랑 지정기부 모금을 통해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소중한 고향사랑기부금이 광주극장을 위해 어떻게 사용되었으면 하시나요?

광주극장이 위치한 광주광역시의 구도심은 과거의 흥성과 달리 쇠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광주극장의 내부 시설개선, 외관 리모델링도 중요하겠지만 주변 거리가 부흥하지 않는다면 관객의 발걸음은 유의미하게 증가하진 않을 것이라 봅니다. 하여 기업, 공기관이 협력하여 광주극장 인근을 대대적으로 손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주극장 옆에 ‘영화가 흐르는 골목’이라는 명명으로 유지되고 있는 공간이 있는데 무척이나 간소화해 있어, 여러 번 방문하기에는 콘텐츠가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여 해당 컨셉을 대폭 확대·적용하여 구도심 일대를 ‘영화의 거리’로 조성하여 걷기 좋은 장소로 거듭날 수 있다면 자연스레 광주극장에 도달하는 관객도 늘어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손 간판 그리기, 관객과의 대화, 찬란한 명대사와 명장면을 시대에 따라 섹션별로 마련하여 이 모든 순간을 한 시퀀스에 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말하고 보니 스케일이 너무 커진 건 아닌가 싶네요ㅎㅎ

 


▲ 관람 100편 달성 기념 스탬프 ©위기브

 

Q : 마지막으로, 광주동구 고향사랑 지정기부 <광주극장 100년 프로젝트> 참여 독려를 위한 한마디 부탁드려요!

극단적으로 말해 “예술은 인간이 죽지 않아야 할 유일한 이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광주극장은 ‘인간이 오늘을 살아야만 볼 수 있는 예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논쟁적이고 첨예한 광주극장의 상영작을 통해, 영혼에 균열을 내고 다시 살찌우는 과정으로 우리의 내일은 다시 쓰일 수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을 논하지 않고 옳고 그름의 경계를 골몰하지 않은 채, 오직 ‘먹고 사는’ 일에만 천착할수록 우리의 삶은 단조로워지겠지요.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의 원형을 감상하고, 재미없다고 느낀 작품에서도 재미를 발굴할 수 있는 훌륭한 교보재가 광주극장에 있습니다. 광주극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삶의 가능성을 충분히 향유하시면 좋겠습니다. 광주극장은 오래돼서 지켜야 할 곳이 아니라, 지켜야 할 곳이라서 오래 가야만 합니다.

 

 

► 광주극장의 향후 100년을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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